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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호

발굴에서 세공까지올해의 기대작 <베를리너>

17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희곡상 첫 주인공이 된 ‘베를리너’가 쿼드 창작극 제작 시스템을 거쳐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개관 3년 차 대학로극장 쿼드는 실험적인 무대예술의 다양한 ‘소개’와 ‘제작’을 큰 축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제작’의 토대를 단단히 하고자 자체적인 창작 레퍼토리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쿼드만이 할 수 있는 창작극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렇게 제작된 작품을 극장의 레퍼토리로 축적하는 일이다. 새로운 대학로 시대를 마주하며 극장 쿼드와 함께할 작품을 통해 이 시대의 연극에 관해, 그리고 연극의 사회적 기능과 예술적 실천에 관해 관객과 함께 고민해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이에 ‘서울희곡상’을 통해 발굴된, 동시대적 주제와 담론을 담은 텍스트가 쿼드의 창작극 제작 시스템을 통해 무대화 과정을 거쳐 관객에게 가닿을 예정이다. ‘창작-발전-유통’의 선순환을 지향하는 제작 시스템의 첫 시작을 여는 작품이 바로 <베를리너>(작 이실론)다.

‘베를리너’는 지난 연말 발표된 제1회 서울희곡상 수상작이다. 극작가·연출가 김명화, 극작가 김은성, 배우 남명렬, 극작가·연출가 박근형, 연출가 박정희로 구성된 제1회 서울희곡상 심사위원회는 응모작 178편 중 신예 작가 이실론의 희곡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베를리너’는 가상 국가에서 벌어진 내전이 매개가 돼 해외 공항에 발이 묶인 사람들의 짧은 체류기를 다루며, 동독에서 서독으로 그 경계를 넘고자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교차 편집한다. 작품은 경계에 대한 다각적 탐색을 정교하게 설계한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 수작으로, 아직도 도처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고통을 성찰하게 하며 작품 속에 마련된 여러 연출적 기호 역시 대학로극장 쿼드에서의 공연에 잘 어울릴 것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쿼드는 간결한 대사와 구조, 무대화의 가능성을 가진 신선한 희곡을 가장 탁월하게 무대 언어로 창조해낼 창작진과 배우를 상상하고, 이들의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촘촘히 연결해 무대 위 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세대별로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감각하는 정도가 다를 것이다. 냉전 시기를 겪은 세대는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의 아픔을 딛고 통일로 나아간 희망의 도시 이미지를, 독일 통일 이후 태어난 세대는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예술 도시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동시에, 이렇게 ‘베를린’을 다르게 감각하는 모든 세대가 누군가의 일상과 나의 비일상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전쟁과 분쟁, 테러를 목도하며 한 시대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며 그려질 ‘베를리너’의 서사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무엇일까.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 극작가를 기다립니다, 제2회 서울희곡상 공모

    지난해 첫 수상자를 낸 서울희곡상 공모가 두 번째 시작을 알렸다. 우수한 창작 희곡을 발굴해 연극 창작 활성화를 도모하고, 극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기회다. 서울희곡상은 창작 희곡 1편을 선정, 극작가에게 상금 2천만 원을 수여하고 작품은 대학로극장 쿼드의 제작 시스템을 거쳐 무대에 오르게 된다.
    등단 여부, 소재, 분량과 관계 없이 타 공모에 당선되거나 발표되지 않은 창작 희곡이라면 어떤 작품이든 응모할 수 있다. 원고와 작품 개요서, 지원신청서 등 서류를 갖춰 접수하면 전문가 서류 심의와 토론 심의를 거쳐 당선작을 발표한다. 우수한 희곡을 시상하는 것만 아니라 프로덕션 과정을 염두에 두기에 희곡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무대화 가능성과 제작 실현성 등을 함께 검토한다.
    지난해 진행된 제1회 서울희곡상은 178편의 후보작이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올해는 극작가들이 집필과 탈고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공모 시기를 앞당겼다. ‘베를리너’를 비춘 조명이 이번에는 어떤 작품에 드리울지 기대를 모은다.

    접수
    9월 26일까지
    문의
    서울문화재단 누리집(sfac.or.kr)
    서울연극센터(02.743.9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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