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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7월호

여섯 가지 춤,여섯 가지 감각

7월, ‘쿼드초이스’가 주목한 춤판이 펼쳐진다.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그려낼 무용가 여섯 명에게 몸으로 감각하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step 1.

    스스로를 무용가라고 느끼기 시작한 순간은

    step 2.

    무용가로서 나의 스타일을 표현한다면

    step 3.

    몸짓이라는 언어가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step 4.

    예술가로서 최근 관심을 두는 주제

    step 5.

    춤 공연이 어렵게 느껴지는 관객에게 한마디

    step 6.

    대학로극장 쿼드의 첫인상

윤별
1. 워낙 어릴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서인지 춤은 자연스럽게 제게 스며들었는데요. 어느 날 한 학부모님이 제 공연을 보고 무용을 그만둔 아이가 다시 무용을 시작했고 꿈을 가지게 됐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 뒤로 제 마음속에 나도 이제 누군가에게 꿈이 되는 진짜 무용수가 됐다고 느끼기 시작했어요.
2. 스타일을 정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엔터테이너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항상 관객이 저를 보는 시간만큼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춤은 제가 낼 수 있는 제일 큰 목소리면서, 가장 진실한 목소리인 것 같습니다. 그 목소리가 사람에게 닿았을 때는 말보다 훨씬 깊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점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4. 관심사는 저변 확대, 즉 무용의 대중화입니다. 절대적인 무용의 본질을 잃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새로운 관객들이 무용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5. 무용 공연은 안무가의 해석이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걸 토대로 삼아 자기만의 해석과 관점의 변화를 가미하며 관람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이야기로 보이며 더욱더 즐겁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겁니다.
6. 쿼드는 첫 방문이었는데, 워낙 관객과 가까운 무대를 좋아합니다. 가까울수록 부담되긴 하지만 춤이 더 잘 전달되기도 하고 관객과 눈 마주치며 이야기하듯 춤출 수 있죠. 쿼드가 제게 딱 그런 극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별 연출, 박소연 안무 <갓>
<갓>은 박소연의 안무작으로, 한국의 전통 관모인 갓과 서양의 춤인 발레가 만난 작품. 넷플릭스 <킹덤>을 계기로 해외에서도 ‘갓’이 주목받는다는 점에서 영감을 얻었다. 클래식 발레의 언어지만 한국적인 디테일이 가득한 것이 반전 매력.

금배섭
1.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과 무용 공연을 볼 때. 처음에는 모든 것이 어색하다가도 공연이 진행되면서 점차 나의 생각과 감각이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움직이는데, 그럴 때면 ‘나도 춤추는 사람이구나’ 하고 느낀다.
2. 스스로 내 스타일이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거고,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잘 모른다. 공연이 끝나고 한참 후에야 ‘이 작품은 이런 거였구나’ 하고 느낄 때도 있다. 또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이 연습이나 작품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기에 ‘나의 스타일은 어떻다‘고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3. 춤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언어 이상으로 다양하게 담아낸다. 작품의 의도를 넘어 개개인의 삶의 경험과 만나서 각자의 언어와 감각, 생각으로 만나는 순간이 매력적이다.
4. 내 생각이나 감각이 의도와는 또 다르게 새로운 것들과 만나 발생하는 무엇! 제작 과정은 물론이고 공연 때는 관객 개개인의 감각, 생각과 만나게 된다. 의도를 넘어선, 혹은 의도와 상관없는 것들이 각자의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것들 말이다. 이러한 것들이 감각과 사고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재미있다.
5. 무엇이든 처음은 어렵다. ‘처음’을 거치고 몇 번이 지나면 서서히 적응하고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무용도 처음에는 어렵지만 보다보면 자신만의 감상법을 찾게 될 것이다. 사실 안무가의 의도를 완벽히 이해할 필요도 없다. 작품은 의도와 다르게 읽힐 수 있고, 각자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방향으로 작품을 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춤판야무’는 관객 개개인의 삶의 경험과 감각이 작품의 의도를 넘어서 각자의 방향으로 작품과 만나기를 기대한다.
6. 공간을 보면 하고 싶은 작품이 떠오르는 극장이 있다. 쿼드를 보고 작년에 공연한 작품이 생각났다. 애매한 시공간에 존재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애매한 시공간은 어디든 나아갈 수 있고 어디로든 열려 있는 상태다. 그 어딘가로 나아가기 위해 에너지를 잔뜩 모으고 있는 상태 말이다. 쿼드는 그런 것 같다. 위치에너지가 100퍼센트인 극장.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어디로든 열려 있는.

금배섭 안무 <닳아가는>
2020년 듀엣으로 만든 작품이다. 당시 제목은 <궤도유지>였다. 2021년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 ‘춤·신 프로젝트’에서 일부만 차용해 8분 길이의 솔로 작품으로 만들었고, 2023년 한국현대춤작가 12인전에서 <닳아가는>이라는 제목의 25분짜리 작품으로 발표했다. 무엇과도 교감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했다. 사람과 교감하지 못하고, 동물과 교감하지 못하고, 식물과 교감하지 못하고, 사물과 교감하는, 아니 사물과는 교감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러면서 자기 신체와 감각이 사물화되는 사람을 그려보고자 했다.

김재덕
1. 첫 순간이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언젠가부터 가만히 있질 못하는 걸 느낍니다. 오죽하면 길에서 저도 모르게 움직이고 있다보면 와이프가 이렇게 얘기하죠. ‘재덕아 가만히 좀 있어~’ 이때 나름 느낍니다. ‘아, 나는 무용가구나!’
2. 저는 두 가지 춤 메소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호흡타격’이라 칭하는 ‘Breathing attack’과 ‘강한 생기를 감추고 죽어가는 듯한 나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이것을 체계화시킨 ‘Dying tree’. 이렇게 두 가지의 춤 메소드가 곧 저의 춤 스타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3. 무대에서 배우나 무용수가 ‘사랑해’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우리가 알 만한 사랑스러운 제스처를 하지만 관객이 이해하지 못할 때, 그리고 ‘사랑해’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사랑과 전혀 관계없는 제스처를 했는데 관객이 이해하는 경우. 몸의 표현과 기호 사이를 정의할 수 없는 순간이며, 가공되지 않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춤이 희망을 내포하고 있고 매력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4. 최근 시간성(동작 변형의 시간성)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독창적인 동작일수록 형태와 변형이 중요한데요. 변형의 속도(시간성) 또한 관객이 인식할 수 있는 시간 속에 잘 기술돼야만 하죠. 단원들과 연습하면서 어떠한 동작에 대한 시간성에 관해 소통할 때 이것을 ‘연장’이라고 하는 게 좋을지 ‘증가’라고 하는 게 좋을지는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참! 그리고 선한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5. 공연이 어렵다기보다는, 한 안무가의 스타일이 한 관객과 맞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언젠가는 쉽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날 겁니다. 그리고 그 순간, 신선하고 가치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6. 쿼드는 아주 멋진 공간입니다. 실험적인 공연을 하기에도 적합한데요. 공간만으로 많은 아이디어가 생각나게 하더군요. 공공기관에서 실험적 시도를 위해 이곳의 문을 열어준다는 게 너무나도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재덕 안무·음악 <Breathing Attack II 中>
안무가의 춤 메소드를 그 자체로 담은 작품이다. 첫 번째 시리즈를 2015년 공연했고, 두 번째 시리즈를 에스토니아 춤 축제에서 의뢰받아 발표했다. 작품은 35분 길이지만 갈라 공연에서는 하이라이트(약 17분 길이)만 발췌해 선보이기도 한다. 춤인 듯 무협인 듯 독특한 동작의 변형 속에서 다양한 속도를 통해 ‘불협 같은 리듬’을 선사한다.

장혜림
1. 저는 지금도 무용가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무용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잘하고 싶고요. 이것을 통해 무언가 말하고 싶은 사람이요. 누군가 ‘무용가’라는 말을 붙여줄 때는 쓰지만, 뒤에 붙은 ‘가’라는 글자가 저에겐 엄청나게 큰 존재처럼 느껴져서인지 스스로 무용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무용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춤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이것이 나의 길이라고 느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 진정성 있는 춤.
3.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는 것을 느낄 때. 그것이 어떤 감정의 교류든, 생각의 교류든, 말이 아닌 감각으로 무언가 공유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경험하게 돼요.
4. 전통, 시대, AI, 미래, 과거, 자연, 인간. 이런 단어들 사이를 사유하며 살아갑니다.
5. 저는 춤을 시에 비유해요. 시를 읽다보면 이해가 안 가는 구절이나, 여백을 만날 때 있잖아요. 그때 이건 무얼까 생각하며 나름의 상상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죠. 저는 춤의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정답을 찾고자 바라보기보다, 나의 무한한 상상과 함께 작품을 바라본다면 더욱 편안히 받아들여질 겁니다.
6. 쿼드 공간은 편안했어요. 공연자를 위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느낌이었죠. 쿼드라는 공간도, 그곳을 소개해주시는 분들도 따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장혜림 안무 <이야기의 탄생>
땅에 관한 사유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전통예술에서 볼 수 있는 가무악 총체성에 관한 방법론과 한국 춤을 추며 안무가 안에 담겨 있는 생각을 움직임과 음악으로 풀어냈다.
“내 이름의 뜻을 분명히 알게 된 때부터 나는 땅을 사랑했습니다. ‘혜림’은 은혜로운 숲이란 뜻을 품고 있습니다. 숲은 땅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지요. 어린 손으로 나무 목木 자를 적으며, 큰 숲을 상상했어요. 열매 가득한 나무 사이로 새가 높이 날아오르고 들짐승은 쉬어가는 생명이 깃든 숲. 춤을 추며 나는 아주 깊은 땅을 상상합니다. 뿌리 같은 발바닥으로 끌어올린 땅의 기운이 몸에 길을 내도록 허락합니다. 그래서 내 몸을 통해 보이는 움직임은 모두 땅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여 나는 매 순간 땅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대지를 기억하며, <이야기의 탄생>을 무대에 올립니다.”

정보경
1. 스스로 나의 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때부터인 것 같아요. 그전에는 마냥 춤이 좋아 푹 빠져 지냈죠. ‘나는 어떤 춤을 추는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들여다보기 시작한 순간이 ‘무용가’의 첫 모습 아닐까요.
2. 많은 것들이 생동하는 에너지 넘치는 춤, 그리고 그 속에 따뜻하고 사람 냄새 나는 작품. 휴머니티가 느껴지는 작업의 방향성이 제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3. 몸짓이라는 언어는 세상에 뿌려진 어떤 언어로도 설명되지 못하는 것을 무용수의 눈동자, 손끝, 숨소리 하나로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줄 때 가장 매력적이죠.
4. 사람이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며 증강현실·가상현실·인공지능을 이용한 안무 개발과 퍼포먼스가 가능해지고 있죠. 저는 인간이 만드는 고유한 것에 더 큰 매력을 느껴요. 인공지능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지만 인간의 창의성, 감정,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오는 독창적인 표현은 결코 복제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춤은 인간의 몸짓, 감정의 미묘한 표현, 즉흥적인 순간들이 중요하죠. 이런 부분이야말로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은 우리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표현 방식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저도 지금 인터렉티브 작업을 하고 있어요. 경험할수록 ‘사람’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5. 이해하고 해석하려 하지 마시고 지금 느끼는 본질적인 감정 그대로를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충분히 그것에 빠진다면 시간이 지나 어느 순간 그때의 감정이 다시금 찾아와 춤 공연이 주는 힘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6. 쿼드와 같은 가변형 무대의 공간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처음 마주했을 때 이 공간만을 위한 작업물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공간이 주는 특수성은 예술가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작 동기를 제공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할 수 있는 영감을 주는 것 같아요. 매우 매력적입니다.

정보경 안무·연출 <안녕, 나의 소녀: 디렉터스 컷>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예술계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어둡고 아픈 작품을 보며 안무가는 우리의 예술이 무엇으로 존재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졌고, 예술이란 결핍되고 결여된 무언가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안녕, 나의 소녀>는 안무가의 아버지를 모티프로 한 가상 인물 ‘그르메’를 통해 사람들에게 따뜻한 기억의 온기를 남겨주고자 만든 작품이다. 2022년 초연해 제1회 서울예술상을 수상한 <안녕, 나의 그르메>가 겨울의 숲이라면, <안녕, 나의 소녀>는 청량하고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이루다
1. 네 살 때 글보다 발레를 먼저 배웠어요. 전형적인 클래식 발레에서 벗어나고자 20여 년간 신은 핑크 토슈즈를 제 손으로 직접 검게 칠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제 정체성을 찾은 느낌이었고, 내 색깔이 깃든 나만의 춤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방향성을 찾아가면서 무용가로서 자존감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2. 빛보다는 어둠, 백조보다는 흑조,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을 주제로 삼은 저에게 ‘블랙’이라는 컬러 자체가 하나의 스타일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끄는 블랙토 무용단이 검은색 발레 슈즈를 의미하기도 하고, 블랙이라는 주조색에서 파생되는 이미지가 제 작품의 원동력이다보니 계속해서 블랙의 다양한 상징성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3. 춤은 그 사람의 경험과 삶이 그대로 표현되는 가장 순수한 몸의 언어라고 생각해요. 나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었다는 것을 막이 내리고나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절제된 비언어적 행위로 내 것을 꺼내는 표현을 통해 진짜 나를 찾은 느낌이 드는 순간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4. 개인 무용단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창작 활동의 기반을 다지는 자생력에 관심이 있어요. 경영과 관련한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이 많다보니 무용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고, 순수예술가도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좀 더 닿을 수 있을지도 연구하고 있어요.
5. 무언극이다 보니 무용 공연을 난해하거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갤러리에서 현대미술을 감상하듯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무용의 추상성을 마음껏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예술은 답이 없고 취향과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만의 해석으로 작품을 느껴본다면 아주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작품에는 영상 미디어를 활용한 장면이 많은데, 배경 영상에 등장하는 이미지의 상징성을 유심히 봐주시는 것이 관전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6. 쿼드는 공간 자체가 젊고 실험적인 느낌이 들어요. 다양한 형태의 구조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 이번 작품에서도 발코니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구상했습니다.

이루다 안무 <Nu Black>
안무가는 블랙토 무용단 창단 이후 2013년부터 블랙을 주제로 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중 <Nu Black>은 그간의 블랙 시리즈보다도 시청각적 자극에 중점을 두고 연출, 발레 움직임을 해체해 안무를 구성했다. 빛의 파장을 반사하지 않으면서 색상 또한 띠지 않게 되는 가장 어두운 상태인 검정, 빛이 부재한 색상을 통해 경계 없는 검은 공간의 무한한 심연을 드러낸다. 작품 제목은 ‘지금Nu의 새로운 블랙’을 상징하며 다양한 관점을 통해 ‘블랙’을 동시대적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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