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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1월호

기술 너머의 예술, 사람을 만나다

63인의 서울예술인 NFT 전시 《Another Stage Debut》

디지털아트 열풍에도 장르 특성상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웠던 공연예술. 무대를 누비는 이들의 개성 넘치는 NFT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2023년 12월 12일 오후 2시, 종로구 세화미술관 3층에서 63인의 서울예술인 NFT 전시 《Another Stage Debut》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서울문화재단이 2022년부터 2년간 지속해온 공연예술인 63명의 NFT 제작 지원 결과를 총망라하는 자리였다. 전시실 내부에 마련된 포토월 앞에서 이뤄진 테이프 커팅을 시작으로, 현장을 방문한 예술인과 내빈, 관람객이 함께 2년을 자축하며 전시 개막을 알렸다.
기초예술분야 예술인 NFT 지원 사업은 202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서울문화재단 10대 혁신 과제의 하나다. 이 사업은 서울특별시가 추진하는 ‘디지털 감성문화도시’ 정책 방향과 NFT 시장의 급속한 확장 등 급변하는 예술 환경에서 예술인이 NFT라는 새로운 디지털아트 분야에 진입하고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예술지원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공연예술인은 공연장과 무대를 매개로 해야만 관객과 조우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공연예술인 63명의 움직임을 담은 다채로운 화면이 미술관을 가득 채운 채 독특한 아우라를 내뿜으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시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기에 앞서 진행된 축하 공연은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의 <오래된 정원>(가야금 반주 마예지)으로 현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관객은 구슬프고 서정적이면서도 단단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힘 있는 목소리의 무대를 관람한 후 전시실에 걸린 작품으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단아한 한복 차림의 하윤주가 아련히 고개를 들어 올리는 NFT 작품 속 이미지를 마주하니 앞선 공연의 감동이 더 커졌다.
하윤주의 무대가 끝난 뒤에는 현장을 방문한 내빈의 축사가 이어졌다. “63인의 예술혼이 사후에도 영원히 유통되길 바란다”는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의 발언에는 NFT 전시 작품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미래의 문화유산으로 남기를 바라는 애정 어린 소망이 담겼다. 또한 “예술가들이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캔버스 위에서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는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의 축사를 통해 급변하는 문화예술 환경에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며 예술가를 지원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

2023년 서울예술인 NFT 지원사업 참여자 중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선보인 <화합>을 안무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을 총괄 안무해 세계인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려온 무용가 국수호가 있다. 이 자리에서 참여 예술가를 대표해 환영사를 건넨 국수호는 한국 전통춤 분야에서 독보적인 이력을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NFT라는 또 다른 디지털 세계를 마주한, 다소 난감했던 순간을 유쾌하게 전했다. 춤의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창구를 소개하는 관록의 예술가에게서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호기심과 낯설고 어렵지만 새롭게 마주한 디지털아트를 향한 열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이어 배장흠의 클래식기타 연주에 어우러진 와이즈발레단의 축하 공연이 열렸다. 그리고 김희영 제휴협력팀장의 안내로 이번 전시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 투어가 진행됐다. NFT 발행을 시작한 지 40분 만에 50개가 완판된 작품을 설명할 때는 관람객의 시선이 더욱 오래 작품에 머무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동안 공연예술 분야는 시각예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NFT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연극·무용·전통·음악 섹션으로 면밀히 구획된 전시실 구성을 통해 장르 안배에 따른 균형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개별 작품의 면면과 개성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었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현장에서 진행된 전시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선정된 예술인 30명과 33명을 아낌없이 소개한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는 향후 장르와 지원 규모를 확대해나갈 예술인 NFT 지원사업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우게 한다.
63인의 서울예술인 NFT 전시는 한국관광공사에서 기획한 ‘Feel the Rhythm of KOREA’ 홍보 영상에 참여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연극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대중과 만나고 있는 배우 박지일 등 반가운 얼굴을 찾아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그중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발견한 가장 유쾌했던 장면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이날 행사에는 2020년 JTBC <팬텀싱어 3>에서 ‘레떼아모르’ 팀으로 3위를 차지한 테너 김민석을 만나기 위한 팬들이 방문해 이목을 끌었다. 가수와 팬이 서로를 만나기 위해 공연장이 아닌 전시실을 찾은 기억은 전시에 참여한 예술가에게도, 팬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앞으로도 예술을 향유하기 위한 디지털이라는 매개는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 너머에는 언제나 예술과 사람이 있다. 이것이 이번 63인의 서울예술인 NFT 전시 《Another Stage Debut》가 남긴 가장 뚜렷한 가치였다.

63인의 서울예술인 NFT 전시 《Another Stage Debut》
2024년 1월 5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월 휴관)
세화미술관

안미영_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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