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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5월호

평범한 일상을 가장 예술적으로

5월에 만나는 예술놀이LAB

머리가 지끈한 미래 사회 이슈도 예술놀이와 함께라면 새롭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자연환경 속에서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서서울예술교육센터 ‘예술놀이LAB’, 상반기 프로그램 네 편을 미리 만나본다.

꼭두 미스테리 극장 사진
꼭두 미스테리 극장 with 공현진 TA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여러 신이 집 안에 존재한다고 믿었습니다. 가신신앙은 가족이 머무는 터에 깃든 믿음을 바탕으로 삶의 원동력을 찾고,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한 공동체 정신의 결과였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따뜻하게 섬기는 마음은 이후 강강술래, 달집태우기 등의 민속과 무속에서의 놀이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2021년부터 ‘꼭두’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언젠가 찾아올 죽음이라는 통과의례를 두렵지 않게 만드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존재인데요. 특히 꼭두가 가진 ‘경계’와 ‘매개자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때로는 안내자로, 수호자로, 친구로 함께하니까요.

‘꼭두 미스테리 극장’은 전통 상여를 장식하는 꼭두의 개념과 역할을 살펴보고, 삶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애도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는 창작 조형 활동입니다. 관련 웹툰을 감상하고 꼭두의 역할과 종류를 이해한 다음, 실습지에 생각과 느낌을 적어보고 생각을 공유해봅니다. 그리곤 살아오면서 경험한 기이한 사건 혹은 어려움을 딛고 밝은 곳으로 나아간 경험이 담긴 ‘미스테리 꼭두 조각’을 상상으로 스케치해봅니다. 스케치한 형상을 토대로 삼아 조각 재료로 자신만의 꼭두 조각을 만들며 마무리합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만큼, 특히 조각을 진행하는 데 있어 부모님이 참여해 자녀가 생각하는 조각 아이디어와 방향에 힘을 더하게 됩니다. 주재료는 다양한 형태로 깎고 직조할 수 있는 스펀지를 활용합니다. 하지만 원한다면 다른 조각 재료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 조각만 아니라 마음껏 이어 붙이며 조형해볼 수도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완성한 꼭두 조각을 가지고 한 장소에 모여 각자의 방식으로 작은 조각극을 펼쳐봅니다.

사실 꼭두라는 존재는 오늘날 같은 과학의 시대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개념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미신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예부터 이런 존재를 설정하고 믿어온 것은, 결국 그것을 통해 현생을 더 잘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그러한 마음으로 우리는 더불어 소통하고 놀이하며 다양한 감각을 가진 공동체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공동체 정신을 지니고 그에 따른 감각을 펼쳐낼 수 있는 놀이가 점점 줄어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조각놀이 프로젝트를 통해 가족이 협동하며 기념비적인 조각을 만들어보는 체험의 장을 펼쳐보려고 합니다. ‘꼭두 미스테리 극장’을 통해 참여자들이 빚어내는 다양한 꼭두의 형상이 결국 자신 혹은 가족의 모습과 닮았다는 것을 느끼는 즐거운 경험이 되기를 바랍니다.

◆ 구성 장르는 시각예술과 조각이에요
◆ 초등 1~6학년생을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A/B/C반 각각 최대 15명과 함께해요
◆ 수업은 5월 10일/17일(A반), 15일/22일(B반), 24일/31일(C반)에 열려요
엄마(아빠)의 비밀상자 with 남선희 TA

연극은 제게 놀이입니다. 다양한 역할을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창작의 기쁨이 넘치는 예술이지요. 안타깝게도 연극은 다양한 장르를 품을 수 있는 예술임에도 불구하고 말속에 갇힌 것처럼 인식되는 때가 많아요. 저는 일상에서 발견한 질문과 깨달음을 연극이라는 무대로 옮기는 배우로서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서 창작의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놀이로 시작한 시간이 어느 순간 연극이 되며, 참여자 누구나 자기 작품의 창작자가 되어 무대에 서는 경험을 공유하기를 소망합니다.

“어느 날, 엄마(아빠)가 수납장 깊숙한 곳에 무언가 숨기는 것을 발견했다!” “엄마의 비밀 상자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엄마(아빠)의 비밀 상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만드는 즉흥극입니다.
아이가 창작한 즉흥극 속에서 부모와 아이가 주인공이 되어 함께 무대에 서는 연극적인 순간을 나눕니다.


수업은 비대면과 대면 방식을 섞어 구성했습니다. 1회차는 비대면 수업으로 이뤄집니다. 연극이라는 예술을 쉽게 이해하도록 온라인 수업이 진행됩니다. TA와 아이들은 연극놀이의 하나인 ‘이어말하기’ 활동을 시작으로 상상력을 펼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창작의 에너지를 마음껏 뿜어내고 있을 때, 부모님은 미션지를 받게 됩니다. 미션지는 ‘비밀상자’에 들어갈 무언가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죠. 비밀상자 속 보물을 찾아 서서울예술교육센터로 방문할 준비를 해주세요.

2회차 수업은 서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열립니다. 부모님께서는 비밀상자를 지참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날 미디어랩실은 공연장으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상상한 이야기와 엄마(아빠)의 비밀상자가 만나 연극을 완성하게 됩니다. 놀이가 연극이 되고, 함께 무대를 완성하는 마법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구성 장르는 연극입니다
◆ 초등 1~3학년생을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A/B/C반 각각 최대 15명과 함께해요
◆ 수업은 5월 9일/16일(A반), 11일/18일(B반), 23일/30일(C반)에 열려요
뾰족하고 은은한 나뭇잎 사진
뾰족하고 은은한 나뭇잎 with 노경애 TA

‘뾰족하고 은은한 나뭇잎’은 언어와 몸의 감각을 탐구하는 자연 예술교육 프로젝트입니다. 식물의 형태와 움직임을 바라보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향기를 맡고, 직접 만져보는 등 세밀한 관찰과 감각 경험을 언어로 표현해봅니다. 기본적인 말하기와 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음성 언어와 시각 형태의 관계, 언어의 도상성, 시각적·촉각적 표현 등 언어에 담긴 여러 특성을 이용해 자연을 바라보고 놀이를 펼칩니다. 그리고 이러한 언어는 몸의 움직임을 거쳐 춤이 됩니다.

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청각장애·시각장애·비장애 예술가들과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듣다’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보는 어려움으로 듣는 감각이 발달한 사람, 듣는 어려움으로 보는 감각이 발달한 사람, 듣고 보는 감각이 모두 발달한 사람들과 작업하며 소리와 언어, 형태, 공간, 몸의 관계를 탐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분명하게 듣거나 또렷하게 보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귀가 아닌 눈으로 듣기, 소리를 통해 색을 보기, 몸으로 기록하기 등등 모호하고 작은 것들을 궁금해하며 실험했습니다. 이로써 깨달은 것은 ‘몸의 감각’이었지요. 기술 매체가 아니라 사람의 몸으로 보고 들으며 느끼는 감각 말입니다.

최근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예술 창작만 아니라 예술교육에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일상에서 스마트폰과 밀착해 있고, VR·AR·메타버스 등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해 공부하고 놀이하고 소통합니다.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디지털 매체는 익숙한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지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생명에 대한 체험을 토대로 한 ‘아날로그 경험’입니다. 자연의 여러 모습, 바람의 소리, 나뭇가지의 형태, 잎사귀의 모양, 흙의 향기 등을 눈으로 보고, 귀 기울이고, 찬찬히 만지며 몸으로 감각합니다. 디지털 활동에 치우친 아이들에게 더욱 필요한 ‘몸의 경험’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음성 언어와 시각 형태를 다룹니다. ㅋ·ㅊ·ㅍ는 뾰족한 형태, ㅇ·ㅁ·ㅂ는 부드럽고 동글동글한 형태를 연상시키지요. 재밌는 언어 실험으로 자연의 형태를 표현하고 몸의 움직임으로 나타내봅니다. 또 언어의 도상성을 경험하는 시간도 준비됩니다. 수어에는 사물의 형상을 표현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수어의 도상을 이해하고, 자연의 형상과 움직임을 언어와 몸으로 표현해봅니다. 언어를 통해 자연을 바라보고 감각하면서 무엇을 경험할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구성 장르는 다원예술과 무용입니다
◆ 초등 1~3학년생을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A/B/C반 각각 최대 15명과 함께해요
◆ 수업은 5월 10일/17일(A반), 15일/22일(B반), 24일/31일(C반)에 열려요
식물-되기 사진
식물-되기 with 윤상은 TA

예술교육 프로그램 ‘식물-되기’는 2022년 국립현대무용단 ‘무용×기술 창작 랩’에 참여하면서 처음 구상한 것입니다. 무용×기술 창작 랩은 전 지구적 기후 위기 시대에 대안으로 제시되는 포스트 휴머니즘의 상상력이 안무에 적용될 수 있을지 가늠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예술과 기술을 융합하는 실험만 아니라 인간이 줄곧 해오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자 노력했고, 저는 ‘식물’이라는 대상을 선정해 탐구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AI가 인간을 학습하면서 그와 닮아가듯이 식물의 감각을 배우는 과정은 인간이 식물과 닮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식물과의 공생을 몸으로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지요.

그렇게 탄생한 ‘식물-되기’는 어린 세대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식물과의 교감을 확대하는 움직임 창작 프로그램입니다. 안무와 기술이 결합한 인터렉티브 예술을 통해 식물의 감각과 유희, 생태계를 이해하고 인간과 공생하며 존중하는 방식을 일깨웁니다. 궁극적으로는 참여자 모두가 큰 숲을 이루고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첫 번째로 ‘모방’을 통한 움직임 창작을 시도합니다. 가장 원초적인 춤은 무언가를 모방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렇기에 춤추는 사람은 하나의 형태로 고정되지 않고 언제나 무언가가 ‘되고 있는’ 존재이지요. 그 자체로 포스트 휴먼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러한 춤의 특징을 살려 ‘식물이 되어 본다’는 과제를 수행하고, 분석이나 평가 없는 즉각적인 교감을 시도합니다.

두 번째로 인터렉티브 미디어를 통한 움직임 놀이를 펼칩니다. 기술의 장점 중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강조해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인간과 식물, 움직임과 움직임이 만날 때 발생하는 에너지나 그 기운은 실제로 보이지 않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가시적으로 드러나게 할 수 있지요. 인터렉티브 모션 캡처와 사운드를 활용해 즉흥 움직임에 좀 더 즐겁게 접근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 몸으로 환경과 기후 위기라는 문제의식을 일깨웁니다. 식물을 관찰하고, 식물이 되어보는 상상을 통해 자연스레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른 종을 향한 존중과 교감을 쌓습니다. 식물이 서로 연결된 것처럼 나와 가족, 사회 공동체의 연결과 유대를 느껴봅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환경 문제나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담론 앞에서 예술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소박한 예술적 상상력을 제시해봅니다. 함께 움직이고 놀다보면 그것이 예술이 되는 순간이 있을 테니까요. 무엇보다 ‘식물-되기’의 시간이 미래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자극이 되기를 바랍니다.

◆ 구성 장르는 무용과 사운드, 인터랙티브 미디어입니다
◆ 초등 1~3학년생을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A/B/C반 각각 최대 15명과 함께해요
◆ 수업은 5월 9일/16일(A반), 11일/18일(B반), 23일/30일(C반)에 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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