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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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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3월호

문화와 예술이 공기처럼 느껴지는 그날을 기대한다
서울문화재단 15주년을 기념하며

“서울문화재단은 문화, 예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키우고자 태어났습니다.
합리적인 지원과 창의적인 문화사업으로 서울의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재단의 설립 취지이다. 여전히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에 기록되어 있는 문구이기도 하다. 간결하지만 진지한
이 문장은 15년 동안 우리의 마음을 늘 뛰게 했고, 나아가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갖게 하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이러한 정신이 있었기에 우리에겐 늘 자유로운 상상력이 있었고 크건 작건 행동으로 옮겨보는 진지한 실천이 있었으며 그 피드백을 받아 성장해가는 단단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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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모리 인 서울 프로젝트.

무한한 상상의 힘

우리의 자유로운 상상력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예술이 그 힘을 펼쳐낼 수 있는 곳을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에서 언제나 시작되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기초문학의 힘을 다시 키우고자 한 ‘책 읽는 서울’, 우리 삶 속에 예술을 공기처럼 스며들게 했던 ‘서울거리아티스트’, 서울 곳곳의 소소하고도 다양한 문화공간과 이야기의 흔적을 시민들이 직접 찾아간 ‘문화예술탐방’ 등이 있다. 우리가 무심코 내버려둔 공간을 재해석한 ‘문화가 있는 놀이터’는 작은 공원과 아파트 거주 문화에도 영향을 주었다. 서울광장, 궁, 그리고 한강을 문화를 매개로 시민이 모이는 최대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우리의 상상력은 그곳을 축제가 일어나는 생생한 현장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하이서울페스티벌’, 이제는 ‘서울거리예술축제’로 진화한 서울의 대표 축제는 예술이 선사하는 일탈을 한껏 누리게 한다. 또한 정형화된 공간에 예술을 불어넣은 ‘시청사모뉴먼트’와 ‘고궁뮤지컬’은 예술콘텐츠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바람난 미술’은 미처 선보이지 못한 예술가의 예술작품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 서울 곳곳의 소소한 공간에서 전시되도록 하고 예술작품이 대여 혹은 판매가 되도록 기회를 열어줬다. 예술가들이 다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했으며 시민들의 일상 공간을 갤러리로 바꾸었다. 우리가 제공하는 문화콘텐츠가 아니라 시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콘텐츠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시작된 ‘메모리인(人)서울 프로젝트’는 시민 개개인의 기억과 경험이 곧 문화콘텐츠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세대를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의 선례로 회자되고 있다.
서울시 정책과 어우러져 그 영역이 확장된 사례에도 우리의 상상력은 그 힘을 발휘했다. 문화예술이 매개가 되어 도시재생과 문화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 창작공간은 예술가에게, 그리고 그곳을 활용하는 지역사회에도 다양한 기회의 플랫폼을 제공한다. 서교, 금천, 신당, 연희, 문래, 성북, 관악, 홍은에 이어 구의, 신월 등에 위치한 각각의 창작공간들은 위탁 운영까지 포함하면 2019년 현재 19개소에 이른다. 각 공간들은 동시대의 창작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창작, 그리고 교류가 이어지는 공간으로 나아가려 한다.
금천예술공장의 ‘다빈치크리에이티브’는 예술을 기술과 산업의 영역으로 지속적으로 결합·확장해나가는 플랫폼이다.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거리예술과 서커스의 베이스캠프로, 지원뿐 아니라 전문가 양성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거리예술과 컨템포러리 서커스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공예예술을 특화 지원하는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예술지원뿐 아니라 전통시장과의 결합을 통해 지역사회와 연결고리를 이어나가며 공예작품이 예술상품으로 연결되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유일한 장애예술가 전진기지로 자리 잡은 ‘잠실창작스튜디오’는 장애예술인뿐만 아니라 장애아동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업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사업과도 연계하며 포용하는 예술의 모범이 되고 있다. 또한 예술을 통해 개인, 사회, 시대적 삶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서울예술치유허브’는 예술이 가진 강력한 사회 참여적 힘의 좋은 사례이다. 이처럼 다양하고 특화된 창작공간의 확장으로 서울문화재단의 규모 또한 크게 성장했다. 앞으로의 향방이 이슈인 남산예술센터에서의 예술적 성과와 예술가들의 지지 또한 우리를 성장하게 한 힘이다.
예술교육 영역에서는 TA(Teaching Artist) 도입을 비롯한 여러 사례들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예술과 결합해 그 가치가 배가되는 경험을 하게 했다. 그 결과 재단의 예술교육은 큰 반향을 일으켜 현재 예술계뿐만 아니라 교육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예술교육은 예술가뿐 아니라 향유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예술적으로 연대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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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거리예술축제 모습.

3 바람난 미술 예술장터.

다시, 예술가와 시민을 생각하다

15주년을 맞이한 서울문화재단은 자유로운 상상력에 진지한 실천의 반복을 더해 지금의 시간을 이루었다. 그간 좋은 피드백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따갑고 아팠던 그 모든 충고와 피드백은 우리를 한층 더 단단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제 창립 2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에게 작은 우려도 있다. 문화예술이 삶의 중요한 요소임을 인지하면서 너무 많은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오히려 우리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스스로를 ‘상상력 선수’라고 부르곤 했다. 그것이 자기도취이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다짐이든, 예술이 갖는 특유의 활력과 유연함으로 공공조직이 할 수 없었던 다양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확장해왔기에. 2020년 대학로 시대를 새롭게 여는 서울문화재단은 더 많이 관찰하고 소통하며 자율성에 근거한 새로운 상상력이 무수히 쏟아지길 기대하고 다짐한다. 그리고 ‘우리’라는 단어에는 단지 서울문화재단의 임직원뿐만 아니라 예술가, 그리고 함께 나누는 시민이 포함되어 있음을 다시금 되새긴다.

글 한지연_서울문화재단 제휴협력실장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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