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아티스트몰토콰르텟
클래식 연주자
몰토콰르텟 <JUST BACH>(대학로극장 쿼드 개관 페스티벌) 클래식 | 2022
더블베이스는 현악기 중 가장 낮은 음역을 담당한다. 든든한 받침목처럼 뒤에서 묵묵히 다른 악기의 소리를 받쳐주는 악기, 흔히 알려진 더블베이스의 이미지다.
이런 시선을 뒤집기 위해 ‘몰토콰르텟MOLTO Quartet’을 결성했다. 우리는 더블베이스의 중후한 저음을 전면에 내세웠다. 더블베이스 두 대와 클라리넷과
피아노라는 구성, 그리고 클래식 연주자와 재즈 연주자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의기투합했다. 몰토콰르텟의 ‘몰토Molto’는 ‘매우’ ‘아주’를 뜻하는
음악 용어로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고유한 매력을 전달하자는 다짐을 녹여낸 이름이다.
바흐의 음악은 음악가에게 뿌리와 같다. 바흐는 클래식의 위대한 작곡가 중 한 사람으로, 그의 곡 자체는 음악적·수학적으로 완벽하다. 그러나 악상기호가 없다는
점에서 각자의 해석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여지가 많은 음악이라 여겼다. 또한 그의 곡 중 더블베이스나 클라리넷을 위해 작곡된 곡이 없기에 그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렇기에 바흐 음악에 우리만의 색깔을 더해 재창조하고자 했다. 완벽한 구조로 짜인 ‘바흐’와는 다르게 몰토콰르텟의 ‘바흐’는 여백이
많고 잔향이 풍부하다. ‘침묵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신조인 독일의 음반사 ECM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 원곡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뼈대만 남겨두고 각 악기의 소리가 돋보일 수 있도록 화합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의 ‘프렐류드’는 원곡보다 더 즉흥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마치 거대한 종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 것처럼 곡 전체에
피아노의 E음이 진득하게 반복되며 분위기를 주도하면 베이스와 클라리넷의 음색이 주요 멜로디의 단편으로 쏟아져 나온다.
스스로 레퍼토리를 개척하고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는 것. 그리고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것. 몰토콰르텟으로서 계속해서 가져갈 가치다. 우리만의 고유한 소리를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개척해 보고자 한 마음, 그리고 계속해서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우리의 다짐이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되기를 바란다.